나의 이야기

우정가족 편지쓰기대회/동상수상작

파도소리, 2011. 11. 7. 19:33

 

고마우신 형님에게

길가에 만발한 코스모스의 가을 향기가 마음껏 풍기며 유난히 푸른 하늘 사이로 찬란한 황금 뜰이 펼쳐지는 곳 포도 향기가 가득한 아름다운 화성 들녘 형님과 같이왔던길을 어제는 우리가족끼리 다녀왔습니다.

오는 길에 포도밭에서 포도 잎 사이로 싱싱한 포도를 보니 포도를 유난히 좋아 하시던 형님 생각이 나서 2상자 사서 한개는 우리 먹고 한개는 형님 택배로 부쳐 드리려고 샀는데 갑자기 아 고마운 형님을 잊고 살아구나 하는 생각이 나서 오십 평생을 살아온 내게 눈물방울을 맺히게 한 형님이 한분 계시는구나 생각이 났습니다.

올 봄 그 도록 힘든 심장수술을 하시고도 이 동서가 걱정 할까봐 처형 손잡고 가슴으로 울면서도 퇴원 하신 다음 웃으시며 말씀 해주던 형님

바쁘다는 핑계로 가 보지도 못한 이 동서를 그래도 보고 싶다고 아픈 몸을 이끌고 여름휴가를 부산에서 화성까지 한 거름에 먼 길을 달려와 같이 보내주신 정 많은 형님

우리 형님 생각 하면 고마운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까마득한 이십년 전에 한겨울 내가 사업하다 힘들다 하면 한번에 달려와 주신 목돈을 쥐어 주시던 형님!

망해서 빚도 지고 구렁텅이에 빠진 오갈 데 없는 우리들을 가까운 부산으로 부르시어 살 집과 직장도 구해 주시고 이사 오던 날 창고에 가득히 연탄 넣어 주시고 추울 세라 불도 지펴서 방도 따뜻한지 근심 가득한 그 얼굴 잊을 수가 없습니다.

부엌이 지저분하다고 페인트칠도 손수해주시고 머리에 묻은 거미줄도 훈장이라며 환하게 웃어주시던 우리 형님

마누라 부업으로 봉투 부치던 어느 날 처제의 손을 꼭 잡고 이것 밖에 해 줄 수 없는 없는 내가 부끄럽다고 그날 저녁 소주잔을 기우리며 말씀 하셨지요.

아직은 젊음이 있으니까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굳세게 살라고 저 그렇게 살고 노력하여 지금은 이렇게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공무원이 되여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습니다.

그런 고마우신 형님에게 저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습니다.

너무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올 가을에는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제주도는 못가더라도 9월의 풍성함을느길 수 있는 양산가을 들판을 달리며 품의를 잃지 않는 넉넉한 풍요로운 가을을 느끼며 형님과 우리들의 신혼의 단꿈에 젖은 추억을 느낄 수 있는 울산 방어진 울기등대로 형님을 모시고 가을 여행을 떠나고 싶습니다.

형님!

늘 고상한 모습 간직 하시고 형님의 마음 따뜻한 사랑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평안한 행복 누리시길 기원합니다.


                             2008년 9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