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나의 이름은 남자입니다

파도소리, 2013. 7. 10. 16:18

 

나의 이름은 남자입니다

남자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앗습니다

식구들이 모두 모여 기다려도 일이 있어면

늦어도 되는 줄 알앗습니다

아이 생일날은 기억하지 못해도

친구와 한 약속은 어김없이 지켜야

의리 있는 사나이인줄 알앗습니다

가정의 소소한 즐거움보다는 직장과 조직에서의

성공이 더 위대한 줄 알앗습니다

남자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앗습니다

그래야 진짜 남자인 줄 알앗습니다

 

그런데 이제 보니 나의 이름은 아버지엿습니다

자녀들이 애타게 기다리는 아버지엿습니다

머리 한번 쓰다듬어 주길...

다정한 말 한 번 건네주길 바라는 아버지엿습니다

 

나의 이름은 남편이엇습니다

퇴근하면 곧장 돌아와 든든히 자리를 지켜주길

바라는 남편이엇습니다

아내가 정성 들여 만든 반찬을 함께 먹어주고

바깥에서 잇엇던 일을 소곤소곤 이야기 하며

언제나 친구같이 다정하게 잇어주길

바라는 남편이엇습니다.

 

나의 고운 아내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히

생각하는 바로 남편으로 열심히 살겠습니다 

김종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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